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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SDADDY'GALLERY/review

아빠진사에겐 영원한 현역, 니콘 D3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뭐라 설명할 수가 없네...”


네...

수년간 세 아이들과의 추억을 담아준 생애 첫 플래그십바디 D3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기계적인 지식이나 사진을 보는 깊이 있는 눈 또한 없는

그저 아이들과 뛰어놀며 그 순간을 기억하려 셔터질을 하는 초짜 아빠진사이기에

D3가 너무도 만족스러운 카메라임에도 이를 사용기 등으로 풀어낼 용기는 없었던 것이죠^^;;

그러다, 이벤트라는 것의 힘(^^?)을 빌어 그간 제가 느낀 D3의 소회를 간단히 풀어보려 합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이며 짧은 생각들이니 그저 그러려니~하고 편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먼저 D3의 외관 사진과 화려한(?) 스펙을 보시죠.












◇◆       SPEC      ◆◇◆





출처 : 니콘이미징코리아






엄청나게 많은 기능과 특징을 가진 녀석이라고 하는 거겠죠^^?










만남



D40부터 시작한 니콘 DSLR과의 만남은 D200, D300, D700 등을 거쳐 마침내 D3에 이르게 됩니다.

상당히 만족하며 썼던 D700에서 D3로의 기변은 사실 단순 뽀대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로그립에 에네루프 채운 것보다 D3가 더 가벼운데...”라는 되도 않는 자기최면을 걸면서 말이죠^^.

로망이었던 탓에 영입한 D3는 중고임에도 모든 것이 좋아보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눈에 들어오는 소소한 단점들 역시 장점으로 충분히 커버가 되더군요.

그 과정에서 D3가 쓰면 쓸수록 내게 참 잘 맞는 바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포럼에서 강력한 뽐뿌글이나 사진들을 접할 때마다 기변병이 도저 몇 차례 기변 혹은 기추를 하기도 했으나

2015년 2월... 다시 안식처 D3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매력.. 그리고 논란



서론이 길었네요^^.

짧은 식견으로나마 살펴보자면 D3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신뢰가 아닌가 싶습니다.

플래그십다운 방진방적성능은 날씨와 상관없이 카메라를 들 수 있게 해줍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바닥분수놀이에도 함께할 수 있구요.

빠르고 정확한 AF 덕에 촬영에 있어 피사체에 보다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소리없이 강한 AF-C, 동체추적도 그렇구요.

물론, 움직임이 있는 피사체라고 해봐야 자유분방하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전부이긴 합니다만

순간순간 보여주고 사라지는 미소와 눈웃음 등은 제게 빛의 속도를 지닌 피사체와 다름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예쁜 순간을 듬직하게 담아주는 녀석이 D3였구요.


AF와 관련한 D3의 최대 약점은 아마도 저조도 AF성능인 듯합니다.

빛이 적은 상황, 혹은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피사체 등을 접할 때면 녀석..

종종 뱅글뱅글 돌기만 합니다..ㅎ;;

플래그십이라 하더라도 출시된 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바디이기에

최근 출시된 D750과 D7200 등의 향상된 저조도 AF와 비교하면 당연히 그 성능은 떨어진다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일상을 담는 아빠진사이기에 극한 상황에서 담아야 하는 사진이 많지 않은지라

큰 불편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만약 위의 극한 상황 촬영이 많은 분들이라면 상당한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현존하는 카메라의 상당수가 그러한 악조건에서는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는 있을 듯합니다.



특유의 색감, “브라운톤”.

단종 된지 6년이 되어가는 D3이지만 아직까지 중고시장에서는 많은 사용자가 찾는 바디입니다.

대체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가진 플래그십바디이고,

시간의 흐름에 함께 내려간 중고가격도 매력적이지만

최근 유행하는 돌/웨딩 등 스냅사진의 톤에 최적화된 바디라는 얘기 때문인 듯합니다.

아니, 상당수의 스냅작가들이 D3를 사용하며 만들어낸 트랜드라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D3가 만들어주는 브라운톤(?)의 매력에 많은 분들이 상태 좋고 컷수 적은 D3를 구하기 위해 장터에 매복하고 있죠.

저 역시 그러한 톤을 만들어보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좀 해봤는데..,

쉽지 않더군요...ㅠ;;


미천한 실력으로 보정프로그램 이것 저것 만져보며 내린 결론은

역시 사진의 톤이나 분위기는 카메라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주제와 배경,

시간대에 따른 빛의 질이나 프레임에 들어오는 빛의 방향과 양 등을 읽어내고

그에 적절한 후보정이 가미되어야

그 특유의 고급진^^ 사진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넘사벽....ㅠ;;



톤 얘기가 나온 김에 이미지프로세서 얘기도 좀 해보죠^^.

D3에 채용된 이미지 프로세서는 EXPEED1입니다.

아직도 가끔 볼 수 있는 어처구니없는 “시체색감” 논란의 중심이죠.

여기서 말하는 시체색감이란 특정 환경과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저채도 현상입니다.

오토화밸 대신 캘빈값, JPG 대신 RAW촬영 후 컨버팅 과정만 거쳐도 나타나지 않거나 극복되는 문제죠.

똑딱이가 아닌 기백만원 하는 사용자 중심의 카메라를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이러한 현상 하나로 브랜드 전체를 싸잡아 매도하는 일은 없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제가 경험해본 니콘의 이미지프로세스는 EXPEED1과 3, 4입니다.

EXPEED1이 풍성함과 화려함은 부족하지만 무게감이 느껴지는 아날로그 감성이라면

EXPEED3은 모社와 같은 화사함에 주력한 모습이었습니다.

D4S를 통해 경험한 EXPEED4는 EXPEED1의 느낌과 EXPEED3의 느낌을 적절히 섞어,

보다 안정적이고 풍부한 느낌을 주는 듯했습니다.

상당히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죠.


해맑은 미소로 폭풍흡입을 일삼는 세 아이의 쌀 값을 마련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방출했지만,

D4S 사진을 보정하면서 적잖이 느꼈던 D3의 감성과 안정적인 보정폭은 지금도 생각나네요.

아웅.. 지긋지긋한 가난.... ㅠ;;



다시 들인 D3를 한 달여 간 사용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불편함은 감도인 듯합니다.

지난 해 말 구입한 오빠엔(58.4N) 렌즈가 주는 1.4의 몽글몽글 보들보들한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지금

200부터 시작하는 D3의 감도로는 야외 촬영 시 1/8000초 셔속으로도 노출이 오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완소렌즈 삼오엔(35.4N) 역시 마찬가지죠...ㅠ;;

“조이면 되지”라고 말하는 분들이 계시고, 저 역시 그리 생각했었습니다만..

58.4 특유의 개방 느낌에 중독된 저로서는 개방조리개를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더라구요...

그럴 땐 정말 d810의 저감도가 한없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반대로 고감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ISO 1600~3200 정도만 되도 화벨 틀어짐도 심해지고, 다소 뭉게지는 디테일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이럴 땐 D4S의 막강한 고감도 성능이 그리워지죠..^^;;





최근 출시되는 DSLR의 성능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미지 결과물은 물론이고 동영상, 와이파이 등 부가기능까지....

그에 비하면 다소 초라해 보입니다만 D3는 초짜아빠진사인 제게 너무도 소중한 녀석입니다.

앞서도 얘기했듯이 듬직한 신뢰를 주는 녀석이고,

동영상은 없지만 귀여운 움짤 정도는 만들어 줄 수 있는 연사력^^,

여기에 짧은 셔터렉 등은 놓치기 아까운 순간을 잡아주고 셔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이죠.

또한, 한 달에 한 번 충전할까 말까할 정도로 어마 무시한(^^?) 배터리 성능 또한 만족스럽습니다.



그간 많은 추억과 웃음을 남겨준 D3.

잘 빠진 신형 바디를 힐끔거리는 게 미안할 정도로 차고 넘치는 녀석,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주절주절 두서없는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