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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AL ARCHITECTURE/column

위빌칼럼] 잘하는 것, 마음대로 하는 것.


"집터에 커다란 밤 나무 한그루가 눈에 밟히는 거야.

'저렇게 큰 밤 나무 버리기엔 아까운데...'"

 그렇게 10여 미터를 훌쩍 넘는 크기의 밤 나무가 옮겨지기 시작했다.

한 달쯤 지났을까..?

다시 찾은 현장에서 그 밤나무는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일본인 건축가의 손에 그려진 집답게 실의 한 가운데에 다다미방을 닮은 공간이 솟아있고,

정갈하게 다듬어진 프리컷 목재와 함께 자연미를 한껏 머금은 밤나무가 이 곳에 향기를 더하는 모습이었다.

너무도 자연스럽고 멋스럽게...


누군가에게는 치워버려야할 쓰레기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

또 다른 누군가의 손을 거쳐 한 집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

결국 내가 짓고 있는 집에 대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결코 적지 않을 내공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현장에 어떠한 형태로 접목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운반이기에 함부로 잘라내거나 가지를 칠수도 없었을테고

작은 크기가 아니었기에 운반 자체도 쉽지 않았을테다.

또한, 낫과 대패등을 활용해 껍질을 벗겨내고 다듬는 수작업 역시 보통의 노력이 아니었을테니 말이다.

나무를 다듬는 일에만 5일이 걸렸다고 하니...;;


경기도 용인시.. 한 마을이 형성되어가고 있는 현장이다.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현장소장님은 이렇듯 볼 때마다 늘 새로운 충격을 준다.

대수롭지 않은 듯 대수로운 일을 하고 있는...

가끔이지만, 그를 찾는 발길에 기대감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